전남광주 췌장암, 왜 수술보다 항암을 먼저 할까요?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치료는 ‘수술’입니다.
그래서 의료진에게 “수술보다 항암치료를 먼저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설명을 들으면 걱정부터 앞설 수 있습니다.
“수술할 수 없는 상태라는 뜻인가요?”
“항암을 먼저 하는 동안 암이 더 진행되지는 않을까요?”
“항암이 끝나면 정말 수술할 수 있나요?”
하지만 췌장암에서 항암치료를 먼저 시작한다는 것이 곧 수술을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처럼 바로 수술하기에는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뒤 수술 가능성을 다시 평가하는 전략이 사용됩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도 주변 주요 혈관을 침범한 경계성 절제 가능 또는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적 절제에 성공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췌장암은 ‘몇 기인가’와 함께 ‘수술할 수 있는가’를 봅니다
췌장암 치료 계획을 세울 때는 병기뿐 아니라 종양을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췌장은 여러 중요한 혈관과 장기에 가까이 위치해 있습니다.
따라서 암이 어느 정도 크기인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주요 혈관과 어떤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영상검사로 확인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췌장암은 치료 관점에서 크게
절제 가능(resectable)
경계성 절제 가능(borderline resectable)
국소 진행성(locally advanced)
전이성(metastatic)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NCI 역시 췌장암의 수술 가능성을 판단할 때 주요 혈관 침범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첫 진료에서는 단순히 “몇 기인가요?”라고 묻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현재 제 췌장암은 수술 가능성 기준으로 어느 단계인가요?”라고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계성 절제 가능’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무슨 뜻일까요?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은 이름 그대로 수술 가능성과 어려움의 경계에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종양이 췌장 주변의 주요 혈관과 맞닿아 있거나 침범해 바로 수술했을 때 암을 충분히 제거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수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경우에는 항암치료 등을 먼저 시행해 종양의 변화를 살펴본 뒤 다시 영상검사를 시행하고 수술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즉,
진단 → 항암치료 → 반응 평가 → 수술 가능성 재평가
라는 순서로 치료가 진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항암치료를 먼저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수술 전 시행하는 치료를 흔히 선행항암치료 또는 선행치료(neoadjuvant therapy)라고 합니다.
목적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첫 번째는 종양과 주변 혈관의 관계를 개선해 수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췌장에 보이는 종양뿐 아니라 영상검사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까지 전신치료를 통해 일찍 관리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치료 과정에서 암이 항암치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수술 전 항암치료가 여러 진료지침에서 치료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선행항암치료를 받으면 반드시 종양이 줄어들거나 수술할 수 있게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항암치료 후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치료를 다시 결정하게 됩니다.
항암치료 후에는 무엇을 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할까요?
선행항암치료를 시작했다고 처음부터 수술 날짜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가 일정 부분 진행되면 CT나 MRI 등의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해 치료 반응을 평가합니다.
이때 의료진은 단순히 “종양이 몇 cm 줄었는가”만 확인하지 않습니다.
암이 새롭게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는 않았는지, 주요 혈관과의 관계는 어떤지, 수술로 암을 제거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함께 판단합니다.
경계성 절제 가능 여부 자체도 영상검사뿐 아니라 수술 경험과 다학제적 판단이 중요한 영역입니다. NCI에서도 췌장암의 절제 가능성 판단이 수술적 판단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항암치료 몇 회차만을 기준으로 “이제 수술할 수 있다”고 환자가 직접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첫 상담에서는 이 질문들을 메모해두세요
췌장암을 처음 진단받은 날에는 생소한 의료용어를 한꺼번에 듣게 됩니다.
설명을 모두 기억하려 하기보다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질문부터 확인해보세요.
“현재 제 상태는 절제 가능, 경계성 절제 가능, 국소 진행성 중 어디에 해당하나요?”
“항암치료를 먼저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항암요법을 사용할 예정인가요?”
“언제 영상검사를 다시 하고 수술 가능성을 평가하나요?”
“항암치료 후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수술을 검토할 수 있나요?”
특히 ‘몇 번 항암하면 수술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답이 없습니다.
항암요법과 치료 반응, 영상검사 결과, 전신 상태 등에 따라 계획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암치료 사이에는 ‘체중 감소’를 가볍게 보지 마세요
췌장암에서는 치료 자체뿐 아니라 암으로 인한 소화 기능 변화 때문에 식사와 체중 관리가 중요합니다.
췌장은 음식물 소화에 필요한 소화효소를 만드는 기관입니다.
췌장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을 충분히 먹어도 소화·흡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후 복부 불편감이 심하거나 변이 기름지고 물에 잘 뜨며 악취가 심해지는 변화, 지속적인 체중 감소 등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췌장 외분비 기능이 부족한 경우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췌장효소대체요법(PERT)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많이 먹는 것보다 왜 체중이 줄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식사가 어렵다면 ‘세 끼를 채우는 것’부터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메스꺼움이나 식욕 저하, 입맛 변화 때문에 한 끼를 모두 먹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먹을 수 있는 양을 나누어 섭취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식사량과 함께 체중 변화도 살펴보세요.
최근 체중이 계속 감소하거나 옷이 눈에 띄게 헐렁해지고, 식사량이 이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있다면 다음 진료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치료팀에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를 이어가는 동안에는 체중을 빼는 것보다 필요한 영양과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기만 하는 것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여보세요
항암치료 후 피곤하다고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진으로부터 별도의 활동 제한을 받지 않았고 발열이나 심한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 문제가 없다면 짧게 걷거나 가벼운 일상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체력과 기능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암 전과 똑같은 운동량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제보다 몸이 많이 힘들다면 운동량을 줄이고, 활동 후 회복이 오래 걸린다면 강도를 낮추는 식으로 조절해주세요.
‘얼마나 운동했는가’보다 다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항암 중에는 날짜보다 ‘몸의 변화’를 기록해두세요
복잡한 건강일지를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한 번 정도 다음 내용을 기록해두면 다음 진료에서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체중 변화
평소 대비 식사량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
통증의 위치와 정도
체온과 오한 여부
평소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항암 부작용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시기와 정도가 다릅니다.
첫 회차의 기록은 이후 항암치료를 준비할 때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있다면 다음 외래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항암치료 중에는 어느 정도 피로와 식욕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증상을 “항암하니까 원래 그렇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치료기관에서 안내받은 연락 또는 응급진료 기준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기관에서 안내한 기준에 해당하는 발열 또는 심한 오한
반복되는 구토나 설사로 물을 충분히 마시기 어려운 경우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
갑작스럽거나 심해지는 복통
쉬고 있어도 숨이 차거나 흉통이 발생하는 경우
의식이 흐려지거나 실신하는 경우
황달이 갑자기 심해지는 등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항암치료를 시작할 때는 주간 연락처뿐 아니라 야간이나 주말에 증상이 발생했을 때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 먼저’라는 말을 들었다면 치료의 끝이 아니라 순서를 확인하세요
췌장암 진료에서 항암치료를 먼저 권유받으면 수술 기회를 잃었다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특히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에서는 선행항암치료 후 반응을 평가하고 수술 가능성을 다시 판단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치료 전략입니다.
반대로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모든 환자가 이후 수술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결과를 예상하기보다 지금 자신의 치료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를 마치기 전에는 세 가지만 정확하게 확인해보세요.
현재 내 췌장암의 절제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됐는지,
왜 수술보다 항암치료를 먼저 선택했는지,
언제 어떤 검사를 통해 수술 가능성을 다시 판단할 것인지.
이 세 가지를 알고 있다면 치료 순서가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본 내용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췌장암의 위치와 병기, 주요 혈관 침범 정도, 전이 여부, 항암치료 반응 및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치료 순서와 수술 가능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행항암치료 및 수술 여부는 췌장암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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