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항암치료를 마쳤는데도 손끝과 발끝의 저림이 계속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끝이 살짝 찌릿한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까지 저리거나, 단추를 잠그는 일이 어려워지고 걸을 때 발바닥 감각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장 궁금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항암이 끝났는데 왜 아직 저린 걸까요?”
“기다리면 없어지는 건가요, 치료해야 하나요?”
항암치료 후 나타나는 손발저림은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참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피고 필요한 시점에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손발이 저리기 시작했다면 먼저 ‘양상’을 확인하세요
말초신경은 뇌와 척수에서 손과 발을 비롯한 몸 곳곳으로 연결되어 감각과 움직임에 관여합니다.
일부 항암제는 치료 과정에서 이러한 말초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유방암 치료에서는 특히 파클리탁셀·도세탁셀과 같은 탁산계 항암제를 사용하면서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끝이나 발끝에서 시작되는 저림과 감각 변화입니다.
단순히 ‘저리다’는 느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찌릿하거나 화끈거리는 통증, 손발이 둔해진 느낌, 차갑거나 뜨거운 온도를 이전과 다르게 느끼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중요합니다
손발저림의 정도를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는 평소 하던 일을 얼마나 불편하게 만드는지 살펴보세요.
예를 들어 단추를 잠그거나 지퍼를 올리는 일이 어려워졌는지, 젓가락이나 펜을 자꾸 떨어뜨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의 감각이 둔해지면서 걸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렵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불안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 단순히 “항암 부작용이니까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료팀에 알려야 합니다.
특히 항암치료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 증상을 초기에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의료진이 치료 일정이나 용량 등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암이 끝났는데 더 저릴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은 항암제가 끝나는 순간 바로 사라지는 부작용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치료가 끝난 뒤에도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치료 종료 후 한동안 증상이 더 뚜렷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후 서서히 호전되는 경우가 있지만 회복 속도와 정도에는 개인차가 큽니다.
따라서 “몇 달이면 무조건 좋아진다”는 식으로 회복 기간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다른 원인이 함께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서는 ‘혈액순환’보다 안전관리가 먼저입니다
손발저림이 있으면 혈액순환을 위해 뜨거운 찜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는 뜨거운 온도를 제대로 느끼지 못해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뜨거운 찜질팩이나 전기장판을 손발에 직접 오래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이나 샤워 전에는 물의 온도를 손발 감각에만 의존하지 말고 확인해 주세요.
발 감각이 떨어졌다면 맨발로 다니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작은 상처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맞는 신발을 착용하고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상처나 물집이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가 불안하다면 운동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말초신경병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과 운동은 근력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발의 감각이 떨어져 있거나 균형이 불안정하다면 낙상 예방이 우선입니다.
평지에서 천천히 걷고, 필요하다면 벽이나 의자를 잡은 상태에서 안전하게 균형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발 감각이 많이 떨어졌는데 혼자 계단 운동을 하거나 불안정한 장소에서 무리하게 걷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운동의 목표는 저림을 억지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현재 기능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재활의학과나 물리·작업치료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운동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비타민B나 오메가3를 먹으면 좋아질까요?
손발저림이 시작되면 비타민B군이나 오메가3, 각종 항산화 영양제를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면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이 치료된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여러 영양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는 것은 현재 치료나 다른 약물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영양은 특정 성분을 집중적으로 섭취하기보다 식사가 가능한 상태라면 단백질과 곡류, 채소·과일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보충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임의로 시작하기보다 현재 복용 중인 약과 함께 의료진에게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저림보다 ‘통증’이 문제라면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말초신경병증은 감각이 둔한 유형도 있지만 찌르거나 타는 것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이 주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통증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의 통증에 대해서는 일부 약물이 근거를 바탕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모든 손발저림에 같은 약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의 형태와 다른 질환, 현재 복용 중인 약 등을 확인한 뒤 의료진이 결정해야 합니다.
일반 진통제를 계속 추가하거나 다른 환자가 처방받은 신경통 약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모든 손발저림을 항암 부작용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항암치료를 받은 뒤 손발이 저리면 항암제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손발저림의 원인이 항상 항암제인 것은 아닙니다.
당뇨병이나 비타민 결핍, 갑상선 질환, 허리·목의 신경 문제 등 다른 원인이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증상이 한쪽에만 갑자기 나타나거나 손발의 힘이 빠르게 떨어지는 경우처럼 전형적인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별도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이나 감각 이상에 얼굴 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항암 부작용으로 기다리지 말고 즉시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다음 진료 전에는 ‘저림 일지’를 만들어보세요
“손발이 많이 저려요”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변화를 기록하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복잡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가 저린지
손가락인지 발가락인지, 양쪽인지 기록합니다.
언제 시작됐는지
몇 번째 항암치료 전후부터 나타났는지 적어둡니다.
어떤 느낌인지
저림·화끈거림·통증·감각 둔화 중 무엇이 가장 불편한지 구분합니다.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단추 잠그기, 젓가락질, 걷기, 계단 이용, 수면 등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점점 좋아지는지 또는 심해지는지
지난주와 비교했을 때 변화가 있는지도 함께 기록합니다.
이런 정보는 의료진이 증상의 정도와 향후 관리 방법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없애는 방법’보다 기능을 지키는 관리가 중요합니다
항암치료 후 손발저림은 환자마다 회복 과정이 다릅니다.
치료가 끝난 뒤 서서히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증상이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증상을 일찍 알리고, 낙상과 화상을 예방하며, 현재의 손발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항암치료가 진행 중인데 손발저림이 새롭게 생겼거나 이전보다 심해지고 있다면 다음 진료일까지 무조건 참지 마세요.
단추를 잠그기 어려울 정도로 손 기능이 떨어지거나 걷기가 불안해지는 등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다면 현재 치료팀에 알려 평가받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가 끝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회복 속도를 다른 환자와 비교하기보다 현재 기능과 증상의 변화를 기준으로 필요한 재활이나 통증 관리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내용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유방암에 사용된 항암제의 종류와 누적 용량, 현재 증상 및 다른 질환에 따라 손발저림의 원인과 관리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경우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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